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 “행정사 생존의 시간표가 시작됐다”
[대한행정사회신문 송경택 기자]
디지털 전환의 거대한 파도가 마침내 행정사 업계의 방파제를 넘었습니다. 물리적 접근성이 곧 경쟁력이었던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 자리를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디지털 장터’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전문직의 위기라 말하지만, 이 변화야말로 행정사라는 업(業)의 본질을 재설계할 절호의 ‘골든타임’으로 확신합니다. 이에 <</span>긱 이코노미 시대, 행정사의 생존 방정식>을 주제로 기획 특집으로 진행합니다. 우선 전편에서 행정사를 ‘양복 입은 긱 워커’로 재조명하는 1편을 시작으로, 달라진 의뢰인의 심리(2편)를 게재하고, 후편에서 전문 플랫폼의 필요성(3편), 그리고 AI와 협업하는 미래 전략(4편)을 차례로 게재합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 행정사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제1편 : ‘양복 입은 긱 워커’, 위기인가 진화인가?
- 플랫폼의 소모품이 될 텐가, 파도를 타는 서퍼가 될 텐가
- “행정사는 본래 가장 고도화된 긱 워커... 이제는 ‘디지털 전문성’으로 무장해야 할 때”

과거 행정사사무소의 전형적인 모습은 의뢰인을 기다리는 정적인 공간이었다면, 현재 그 무대는 오프라인을 넘어 손안의 디지털 세상으로 확장되었다. 의뢰인은 상담을 위해 물리적인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대신 출근길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혹은 모두가 잠든 밤 침대맡에서 스마트폰을 켜고 쇼핑하듯 전문가를 검색한다.
행정사는 화면 너머 보이지 않는 의뢰인에게 자신의 이력과 수임료를 제시한 채 수많은 경쟁자 중에서 선택받기를 기다려야 하며 계약은 전자서명으로, 업무 상담은 채팅으로 진행되는 비대면 방식이 일상화가 되었다. 바야흐로 행정사 업계에도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는 거대하고 낯선 흐름이 자리 잡은 것이다.
우리는 본래 ‘원조 긱 워커’였다
사실 ‘긱 워커(Gig Worker)’라 하면 으레 배달 플랫폼의 라이더나 대리운전 기사, 혹은 단순 노무를 제공하는 아르바이트를 떠올리기 쉽다. 그래서인지 국가가 공인한 전문 자격사인 행정사를 긱 워커와 연결 짓는 것에 대해 심리적 거부감을 느끼거나 전문직의 위상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우리가 어떻게 그들과 같은가? 우리는 국가 공인 전문 자격사다”라는 반문에는 고도화된 전문직으로서의 자존심이 짙게 배어 있다. 하지만 잠시 계급장을 떼고 우리가 수행하는 ‘업(業)’의 구조적 본질을 냉정하게 해부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적으로 정의하는 긱 이코노미의 핵심은 ‘특정 조직에 고용되지 않고’, ‘자신의 전문성이나 노동력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단기 계약)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며’, ‘독립적으로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에 비추어 볼 때 행정사는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원조 긱 워커’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특정 대기업에 소속되어 매달 고정된 월급을 받기보다는 의뢰인의 사건(Project)을 수임하여 해결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다. 하나의 사건이 종결되면 계약 관계는 끝나고 또 다른 사건을 찾아 시장을 항해한다. 즉, 행정사는 ‘국가 전문 자격사’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뿐 업무의 구조적 형태와 수익 창출 방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긱 워커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던 셈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장의 판이 ‘아날로그 긱 워커’에서 ‘디지털 긱 워커’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의 행정사가 직접 대면 중심의 업무 방식과 관공서 인근이라는 물리적 위치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디지털 장터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근본적인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과거의 방식만 고집한다면 도태는 시간문제일 것이다.
‘최저가 경쟁’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
준비 없이 맞이한 디지털 바다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현재 많은 행정사, 그중에서도 갓 개업하여 기반이 약한 청년 행정사들이 생존을 위해 크몽, 숨고, 네이버 엑스퍼트 등 다양한 재능 마켓 플랫폼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힘든 초기 진입자들에게 전국구 영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플랫폼은 마치 ‘기회의 땅’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회의 땅은 실상 잔혹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가깝다. 플랫폼에 진입하는 순간 행정사가 30년 공직 생활로 쌓은 경력도, 밤을 새워 공부한 법률 지식도 모두 규격화된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수많은 행정사가 썸네일 사진 한 장과 가격표로 나열되고 의뢰인은 마치 마트 진열대에서 물건을 고르듯 전문가를 비교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전문성 검증의 부재’와 ‘가격 비교의 용이성’이다. 의뢰인 입장에서 행정사의 내공을 단시간에 파악하기란 불가능하여 결국 그들이 의존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지표는 ‘가격’과 ‘리뷰’뿐인 것이 현실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제 살 깎아 먹기식 최저가 경쟁을 부른다. “내용증명 작성 3만 원”, “법인 설립 최저가 보장”과 같은 자극적이고 덤핑에 가까운 문구들이 플랫폼을 도배하고, 고도의 법률 지식과 판단력이 필요한 행정 업무가 마치 공산품처럼 취급받게 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플랫폼은 중개만 할 뿐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중개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행정사 수익의 10~20%를 가져간다. 행정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감내하며 박리다매식 수임을 반복해야 하고 업무의 질 저하와 결국 직업적 효능감 상실로 이어진다. 이것이 준비 없이 긱 이코노미에 던져진 행정사가 마주하는 차가운 현실이자, 스스로를 전문가가 아닌 플랫폼의 데이터를 채워주는 부품으로 전락시키는 길이다.
‘슈퍼 긱(Super Gig)’의 조건 : 대체 불가능성을 확보하라
그렇다면 우리는 플랫폼을 거부하고 다시 전단지를 돌리던 오프라인 시절로 회귀해야 할까? 불가능한 일이다.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소비자(의뢰인)들의 행동 패턴은 돌이킬 수 없이 디지털화되었기 때문에 해답은 긱 이코노미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스템 안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슈퍼 긱(Super Gig)’으로 진화하는 데 있다.
‘슈퍼 긱’이란 단순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플랫폼 정책에 휘둘리는 일반 긱 워커와 달리 고도의 전문성과 희소성을 바탕으로 플랫폼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가격 결정권을 가지는 최상위 프리랜서를 뜻한다. 행정사가 슈퍼 긱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백화점식 나열을 멈추고 핀셋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라는 문구는 긱 경제 시대에 가장 무력한 슬로건이다.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전문적이지 않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에서 살아남는 상위 1% 행정사들은 자신의 프로필을 송곳처럼 날카롭게 다듬는다. ‘학교폭력 구제 전문’, ‘폐기물 처리업 인허가 전문’, ‘E-7-4 비자 점수제 전문’ 등 구체적이고 명확한 타겟을 설정하는 것이다. 의뢰인은 자신의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해 줄 단 한 명의 핀셋 전문가를 원하며 전문성이 뾰족할수록 가격 경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둘째, ‘나만의 콘텐츠’로 플랫폼 밖의 독자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플랫폼은 유용한 도구이지만 전부가 될 수 없고, 슈퍼 긱 행정사는 플랫폼을 이용하되 종속되지 않는다. 그들은 블로그, 유튜브, 언론 기고 활동 등을 통해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고, 단순히 “맡겨주세요”라고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결한 난이도 높은 사건의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고 의뢰인에게 자신의 철학과 능력을 판다. 이렇게 구축된 견고한 브랜드는 플랫폼의 알고리즘 변화나 수수료 인상에도 흔들리지 않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다.
협업의 미학 : ‘긱 팀(Gig Team)’ 시대를 준비하며
마지막으로 긱 이코노미 시대의 행정사는 ‘고립된 전문가’에서 ‘연결된 전문가’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의 행정사는 상담부터 서류 작성까지 홀로 처리하는 ‘만능인’이어야 했지만, 업무가 세분화되고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긱 이코노미는 유연한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행정사는 자신의 사무실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 대신 외부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최상의 솔루션을 도출하는 ‘연결된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긱 워커들이 모여 거대한 시너지를 내는 ‘긱 팀(Gig Team)’ 모델이다.
행정사는 이러한 긱 팀의 조율자이자 리더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 행정청과 국민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넘어, 다양한 전문가들을 연결하여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형 행정사’가 되는 것. 이것이 긱 이코노미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또 다른 기회다.
변화는 늘 두렵다. 익숙한 사무실을 벗어나 보이지 않는 디지털 세상에서 얼굴 모르는 경쟁자들과 겨루는 현실은 고달프다. 하지만 긱 이코노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이 파도를 피하려다 휩쓸려 갈 것인가, 아니면 멋지게 서핑 보드에 올라타 파도를 즐길 것인가. 행정사는 본래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직역이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업무 영역을 개척해 온 개척자의 DNA가 우리에게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수동적 대행자’가 아닌, 시장을 주도하는 ‘능동적 긱 워커’로 재정의하는 용기다. 양복 입은 긱 워커, 행정사의 진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 행정사의 생존 방정식은 ?
제2편 : 사무실 문턱 대신 ‘검색창’을 두드리는 사람들
- "지인 소개요? 블로그 후기 보고 왔는데요" 달라진 수임 공식
- ‘과정의 투명성’ 요구하는 MZ세대 의뢰인, 그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전략
"행정사님, 블로그에 올리신 학교폭력 재심 청구 성공 사례를 봤습니다. 제 상황이랑 너무 비슷해서 밤새 고민하다 연락드렸어요." 최근 개업한 3년 차 행정사 A씨가 수화기 너머로 의뢰인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누구 소개로 왔습니다"가 아니라 "검색해 보고 왔습니다"이다.
과거의 지리적 이점이 가졌던 절대적인 영향력은 긱 이코노미 시대에 접어들며 급격히 힘을 잃었다. 의뢰인들은 이제 관공서가 아닌 스마트폰 속 검색창을 먼저 두드린다. 제주도에 사는 의뢰인이 서울에 있는 행정사에게 법인 설립을 맡기고, 부산에 사는 의뢰인이 경기도 행정사에게 토지 보상 상담을 의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물리적 거리가 소멸하고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이 공간에서 의뢰인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행정사를 선택하는가? 단순히 거리가 가까워서도, 간판이 커서도 아니다. 제2편에서는 긱 경제가 바꿔놓은 의뢰인의 소비 패턴과 그 속에 숨겨진 욕망을 해부하고, 그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한다.
'호갱' 거부하는 똑똑한 소비자(Smart Consumer)의 등장
긱 경제 플랫폼의 활성화와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법률 서비스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정보 비대칭’을 무너뜨렸다. 과거 의뢰인들은 행정 업무의 절차나 비용에 대해 무지했기에 전문가인 행정사가 부르는 게 곧 '시세'였고, 그들은 전문가의 권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의뢰인은 다르다. 그들은 상담을 요청하기 전 이미 유튜브와 블로그, 지식인 등을 통해 해당 업무의 절차와 필요 서류, 소요 기간, 심지어 업계에서 통용되는 평균적인 수임료 시세까지 꿰뚫고 오며 때로는 행정사보다 더 많은 단편적 지식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며 전문가를 시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스마트 컨슈머’들에게 "전직 고위 공무원 출신", "경력 20년"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들은 맹목적인 권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5분 안에 최소 세 군데 이상의 행정사 견적을 비교하며 냉정하게 저울질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들이 찾는 것이 무조건 싼 가격, 즉 가성비만이 아니고 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내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과 통제감이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그리고 집요하게 묻는다. "행정사님, 저와 비슷한 사건을 처리해 본 적이 있나요?", "성공 확률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나요?", "만약 실패하면 환불은 되나요?"
이 날카로운 질문에 대해 "일단 믿고 맡기시라"는 식의 호통이나 추상적인 답변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데이터와 유사 성공 사례(Reference)로 즉답하지 못하는 행정사는 아무리 수임료를 낮게 불러도 선택받지 못한다. 의뢰인은 싼 가격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싼 게 비지떡'이 되어 일을 그르칠까 봐 두려워하는 이중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별점’과 ‘후기’, 새로운 신뢰의 화폐
디지털 바다에서 행정사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건 역설적으로 ‘후기(Review)’이며 긱 이코노미 플랫폼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은 후기에서 나온다. 의뢰인들에게 후기는 단순한 감상평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고 실패 확률을 줄여주는 유일한 ‘보험’이기 때문이다.
"처음이라 불안했는데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셔서 안심이 되었어요.", "주말 늦은 시간에도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동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안 된다고 포기하라고 했는데 여기서 길을 찾아주셨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후기들이 하나둘 쌓이면 그것이 곧 행정사의 브랜드이자 자산이 된다. 수백만 원짜리 키워드 광고보다 진심이 담긴 후기 하나가 더 강력한 구매 전환을 이끌어 낸다.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명망이 높아도 온라인상에 아무런 기록이 없는 행정사는 긱 경제 시장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 즉 유령 취급을 받는다. 의뢰인 입장에서 검색되지 않는 전문가는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전문가와 같기 때문이다.
이제 행정사는 사건 종결이 업무의 끝이 아님을 알아야 하며 의뢰인에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해야 한다. 사건이 잘 마무리되었다면 그 만족감을 텍스트로 남겨달라고 정중하고 당당하게 부탁해야 한다. 쌓인 후기는 다음 의뢰인을 불러오는 가장 강력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영업사원이 된다. 이것이 바로 ‘평판 경제(Reputation Economy)’의 핵심이다.
MZ세대 의뢰인과 ‘비대면 소통’의 문법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 해외 비자 문제, 행정심판, 학교폭력 등의 영역에서 2030 MZ세대 의뢰인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고 이들은 기존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소통 방식을 선호한다.
가장 큰 특징은 전화 통화를 극도로 꺼린다는 점이다(Call Phobia). 기성세대의 행정사들은 "답답하니까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라고 하는데 MZ세대 의뢰인은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시간을 뺏는 폭력으로 느끼기도 한다. 그들은 기록이 남는 텍스트(카카오톡, 이메일) 소통을 더 신뢰하며 구구절절한 인사말보다는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을 효율적이라고 느낀다.
또한 그들은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한다. 마치 쿠팡의 배송 조회 서비스처럼 내 사건이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서류는 언제 접수되었는지, 담당 공무원은 누구인지 실시간으로 알고 싶어 한다. "믿고 맡기면 알아서 해주겠다"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중간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변수가 생기면 즉각 알리는 소통형 행정사만이 그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
결국은 ‘디지털 매력도(Digital Attractiveness)’ 싸움이다
긱 경제 시대에 의뢰인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디지털 매력도’를 갖춰야 한다. 이는 단순히 홈페이지를 화려하게 꾸미는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뢰인이 읽는 한 줄의 문구가 승패를 가른다.
첫째, 해결사의 이미지를 시각화하고 의뢰인의 언어를 써야 한다. 딱딱한 법률 용어와 한자어로 도배된 블로그는 의뢰인을 지치게 만들기 때문에 제목부터 바꿔야 한다. "식품위생법 제00조 위반에 따른 행정심판 청구"라는 건조한 제목 대신 "갑작스러운 영업정지, 막막하시죠? 사장님의 가게를 지키는 3단계 골든타임 전략"과 같이 의뢰인의 고통을 건드리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의뢰인은 법률 전문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불안을 잠재워 줄 파트너를 찾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접근성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네이버 톡톡, 카카오톡 채널 등 의뢰인이 편한 채널로 언제든 문의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상담료 유료"라는 방어막을 치기 전에, "3분 무료 진단"이나 "가능성 검토 무료"와 같은 미끼 상품(Hooking)을 던져 전문가의 실력을 맛보게 해야 한다. 간단한 진단으로 전문가의 실력을 맛보게 한 뒤 깊이 있는 유료 상담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전략이다. 긱 경제에서 의뢰인은 기다려 주지 않으며 가장 빠르고, 가장 친절하게 반응하는 전문가에게 기회는 돌아간다.
사무실에 앉아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손님이 없다"라고 한탄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손님은 없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속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검색창에 '행정사'를 검색하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슈퍼맨을 찾고 있다. 그들의 언어로, 그들이 있는 곳에서,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준비가 되었는가? 의뢰인은 더 이상 우리를 '선생님'으로 모시지 않는다. 긱 이코노미 시장에서 행정사는 의뢰인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서비스 제공자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순간 모니터 속의 수많은 익명의 사용자는 비로소 당신의 충성 고객이 될 것이다.
(다음 달 후편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