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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판단이 남긴 행정의 공백 서현호 2026-04-21 09:20:47


현대 행정은 절차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행정 과정은 기록을 중심으로 관리되며, 이는 판단의 근거이자 사후 검증의 기준으로 기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와 맞지 않는 업무 방식이 일부 유지되고 있다. 전산 접수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종이 문서를 병행 제출하거나 대면 설명을 우선하는 방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공문 제출과 처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했음에도 이러한 방식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 방식과 인식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문서로 남는 자료는 판단의 기준이 되지만, 기록으로 남지 않는 설명은 공식적인 판단 근거로 활용되기 어렵다. 대면 설명은 사안을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나, 행정 판단은 결국 기록과 근거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실무 검토 외에 상급자와의 접촉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접근은 추가적인 설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 실무 검토 단계에서 형성된 판단 구조와의 불일치를 초래하거나 업무 흐름에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이 반복될 경우, 실무 단계의 검토 과정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거나 상급자에게 불필요한 판단 부담이 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행정 판단이 기준이 아닌 접촉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인식될 경우, 행정의 공정성과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공직사회는 ‘기록 기반 행정’을 중요한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정 과정에서 생성되는 기록은 판단의 근거이자 책임의 기준으로 기능하며, 적극행정 또한 이러한 기록과 근거를 전제로 평가된다.


결국 적극적인 행정은 단순한 결론이 아니라, 그 판단 과정과 근거를 명확히 남기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록으로 남지 않는 설명이나 접촉에 의존하는 방식은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대면 소통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는 보완적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행정 판단의 기준은 기록과 공식 문서를 중심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결국 행정은 적법성, 형평성, 객관성에 기반하여 동일한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록 중심의 관리와 문서 기반 판단 구조의 정착이 필요하다.


행정의 변화는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방식의 문제이다.


특히 행정사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관계나 접촉이 아닌, 기록과 기준 중심의 업무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행정은 형식이 아니라 기준으로 작동해야 하며, 그 기준은 기록과 절차를 통해 유지되어야 한다.


[ 대한행정사회신문=서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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