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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취득자격증명, 담당 공무원도 헷갈리는 제도인가? 박재병 2026-06-05 09:35:38

농지취득자격증명, 담당 공무원도 헷갈리는 제도인가?


최근 한 의뢰인으로부터 답답한 하소연을 들었다.


"행정사 사무소 여러 곳에 문의했는데 다 주민센터 담당자와 똑같은 말만 합니다." 처음에는 의뢰인의 설명에 오해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현재 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인데 농지를 매수하려고 하자 행정복지센터에서 "농업인 확인서를 제출해야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는 것이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혹시 최근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실무가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법령과 지침을 다시 검토하였다. 그러나 결론은 같았다. 직장인이 농지를 취득하기 위하여 반드시 농업인 확인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었다.¹


며칠 뒤 직접 현장에 동행하였다.


행정복지센터 담당자를 만나보니 의뢰인이 설명한 내용 그대로였다.


담당자는 농업인 확인서를 요구하였고, 관련 규정을 질문하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팀장까지 자리에 함께하여 관련 내용을 검토한 끝에 현재 직장의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었다. 


사실 농지취득자격증명 제도는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제도이다. 농지법 개정이 반복되었고 투기 방지를 위한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현장에서도 혼선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국민은 법령에 없는 서류를 요구받아서는 안 된다. 특히 농지취득자격증명은 농지 취득 자체를 좌우하는 중요한 절차이므로 담당자의 관행이나 경험이 아니라 법령에 근거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이란 무엇인가?


농지취득자격증명(이하 ‘농취증’)은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이다.²

농취증은 신청인이 실제 농업경영을 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발급된다.³ 원칙적으로 농취증이 없으면 농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자체가 불가능하다.⁴ 다만 상속, 담보권 실행 등 법령에서 정한 일부 예외의 경우에는 농취증 없이 농지를 취득할 수 있다.⁵ 농취증은 농지 소재지 관할 시·구·읍·면에서 발급하며 취득 목적에 따라 농업경영 목적과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구분된다.


최근 2년간 무엇이 달라졌나?


최근 1~2년 사이 농지법은 새로운 규정이 대폭 도입되었다기보다는 LH 사태 이후 강화된 제도가 현장에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과거에는 형식적으로 처리되던 농취증 심사가 이제는 상당히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농업경영계획서에는 신청인의 직업, 영농경력, 노동력 확보방안, 농기계 확보계획 등을 기재하여야 하며, 담당 기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⁶ 또한 일정한 경우에는 농지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⁷ 대표적으로 관외 거주자의 농지 취득, 공유취득, 농업법인의 취득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는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는 점이다.⁸


최근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분쟁


1. 계획서대로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최근 지자체들은 농지 이용 실태조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농취증 발급 당시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와 달리 실제 경작하지 않거나 타인에게 임대한 사실이 확인되면 농지처분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⁹ 처분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¹⁰


2. 외지인과 법인의 농지 취득


외지인과 농업법인의 농지 취득에 대한 심사가 강화되면서 농취증 발급 거부를 둘러싼 행정심판과 행정소송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영농의사와 영농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주요 판단 요소가 되고 있다.


3. 허위 농취증의 형사처벌


허위 영농계획서 제출이나 명의대여 등을 통해 농취증을 발급받은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¹¹ 최근에는 허위 신청에 가담한 매수인도 처벌 대상이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4. 경매 농지 취득의 위험성


농지 경매의 경우에도 농취증 제출 의무는 동일하다. 농취증을 발급받지 못하면 매각허가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입찰 전 반드시 농취증 발급 가능성을 검토하여야 한다.¹²


마치며


농지취득자격증명은 단순한 서류 한 장이 아니다. 농지법이 추구하는 경자유전 원칙과 투기 방지 정책의 출발점이며, 농지 취득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핵심 절차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담당 공무원조차 법령에 없는 요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민은 법령이 정한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행정기관 역시 관행이나 경험이 아니라 법령과 객관적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농지취득 과정에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요구를 받았다면 무조건 따르기보다 관련 규정을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농지는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과 헌법적 가치가 만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각주】


  1. 1.「농지법」 제8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별지 제4호서식(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 법령상 농업인확인서는 일반적 필수 제출서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2. 2.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 제1항.
    3.「농지법」 제8조 제1항.
    4.「농지법」 제8조 제4항.
    5.「농지법」 제8조 제2항.
    6.「농지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규칙 별지 제4호서식(농업경영계획서).
    7.「농지법」 제8조의2.
    8.「농지법」 제6조 제2항 제2호 및 제7조 제3항.
    9.「농지법」 제10조, 제11조.
    10.「농지법」 제62조.
    11.「농지법」 제58조(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의한 농지취득 관련 벌칙 규정).
    12.「민사집행법」 제144조, 「농지법」 제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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