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추진한 조선업 광역형 비자 도입이 법무부 심의에서 보류되며,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업계와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숙련 외국인 근로자 유입의 주요 통로로 기대되던 광역형 비자 제도가 제동이 걸리면서, 조선업의 인력 확보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광역형 비자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산업 수요에 따라 외국인 인력을 선발해 법무부에 비자 발급을 요청하는 제도다. 즉, 기존 고용허가제(E-9), 전문인력 비자(E-7)와는 별도로, 각 지역이 자율적으로 외국인 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유형의 제도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고, 경남도는 이를 조선업 인력난 해소의 핵심 수단으로 삼았다.
이번 보류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 역량 검증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용접, 도장 등 조선업 필수 직종에 대해 “외국인의 기량 수준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자 승인 결정을 미뤘다. 반면 기계·금속 등 타 직종 21개 분야에 대해서는 총 130명의 인력이 승인되었다.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경남도가 요청한 조선업 3개 직종 800명 규모의 광역형 비자 인력 확보는 사실상 무산됐다. 현재 도는 산업통상자원부 및 법무부와 협력해, 산업계·학계·정부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하고 기량 검증 체계 보완을 위한 재심의 절차에 착수하고 있다.
조선업은 이미 국내 인력 기피, 고령화, 경력 단절 등의 복합적 문제로 심각한 숙련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경남 거제, 통영, 창원 등 지역 조선소에서는 외국인 숙련공 없이는 생산 일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광역형 비자는 기존 비자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 수요 맞춤형 인력 배치가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기대되던 만큼, 이번 보류 결정은 지역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은 행정사의 실무적 개입과 자문 역할이 더욱 절실해졌음을 보여준다. 광역형 비자 신청 과정에서 외국인의 경력 검증, 자격 요건 분석, 교육 훈련 이수 여부 등의 서류검토와 사전 컨설팅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과정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행정사이다.
또한 법무부의 입국심사 기준이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TF 운영 과정에서 행정사는 민간과 정부를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향후 기량 인증 체계가 마련된다면, 행정사가 외국인의 비자발급 또는 자격변경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 현장에서는 “정확하고 신속한 비자행정과 외국인 인력 도입 설계가 없이는 산업의 지속성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성 있는 행정사들의 적극적 참여와 제도 정비에 대한 의견 개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