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과 상반기 매출 100조 원 돌파를 동시에 달성했다.
29일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 542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57.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또 한 번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상반기 누적 매출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29일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5,426억 원, 당기순이익 93조9,22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76%, 순이익률은 118%에 달했다. 직전 분기보다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61%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257%, 557% 늘어나며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이 같은 성장세는 AI 시장 확대가 메모리 산업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AI 서버용 HBM과 D램, 기업용 SSD(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됐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도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이 더욱 개선됐다.
회사는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모두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며 "HBM과 AI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최고의 수익성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은 재무 체력 강화로도 이어졌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33조6천억 원 증가한 88조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차입금은 18조6천억 원으로 소폭 감소하면서 순현금 규모는 69조4천억 원까지 확대됐다. 회사는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과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투자 여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AI 기술 진화가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성형 AI를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확산되면서 AI 메모리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역시 중장기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맞춰 고객사와의 장기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 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주요 고객들과 추가 계약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다년 계약을 통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사업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BM4는 고객이 요구하는 동작 속도와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을 동시에 구현해 2분기부터 양산 공급을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생산을 본격 확대할 예정이다. 상반기 샘플 공급을 마친 HBM4E 역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AI 메모리 외 제품군 경쟁력도 강화한다. SOCAMM2는 판매가 크게 늘었고,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제품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낸드 부문에서는 321단 제품 비중이 이미 전체 생산량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중장기 투자도 이어간다. 회사는 고객 수요가 공급 능력을 웃도는 시장 상황에서 적기 공급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아울러 2027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가동 이후 생산 확대가 가능하도록 투자에 나서는 한편,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시장 상황과 고객 수요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성장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설비투자 원칙을 유지해 생산능력 확대와 재무 건전성을 균형 있게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AI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